치유의 미학
우리의 고통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본문
그곳에서 사람들은 사람 물 산들바람 나뭇가지, 새, 물고기, 수풀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내가 끝없이 사랑할 수 있기를 모두가 빌어준다. 나는 병에 걸려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경험을 했다. 그 고통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련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 고통을 받아들임으로써 지금까지도 그 고통이 가져다준 달콤한 열매를 맛보고 있다. 나는 이론보다는 비록 다른 사람이 겪은 것이라 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너를 용서한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20년 전부터 나는 나 자신의 감각을 무시해 왔고, 20년 전부터 나는 내 마음의 소리, 내 욕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으며, 20년 전부터 나는 스스로를 합리화 하면서 내 몸에 대해 포악한 폭군처럼 행동해 왔다. 문득 지금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내 아버지의 잘못도, 내 어머니의 잘못도, 내 주위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병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며, 내가 어떤 식으로 그 원인을 제공해 왔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내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는 듯했다.“ 기, 왜 너는 그렇게 네 자신을 아프게 하니 왜 너는 그렇게 불행하니 왜 너는 행복을 거부하는 거니 내가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지 않아왔는지를 깨닫자 후회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 자신과 주위 세상을 감돌고 있는 에너지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우주의 거대한 흐름과 하나가 되는 기본을 맛보기 위해서는 나무 앞에 몇 초 동안 서 있기만 하면 되었다. 나는 그 방법의 단순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을 비우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천국의 열쇠를 발견할 것이다. 배울 점이 없는 질병은 없다. 당신의 질병은 당신의 인성 중에서 가장 유익한 부분이다. 지글러 박사는 특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환자들에게 질병이 유발하는 고통과 몸의 쇠퇴현상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는 의사들의 태도는 삶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 역시 수많은 손상을 일으키고 있으며, 생존과정에는 너무도 많은 병인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자연은 실수와 시도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며, 자연의 산물인 우리 역시 그 법칙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자연은 우리를 대상으로도 실수를 한다. 지글러 박사에 의하면, 인간은 복합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본능적 욕구와 영혼의 충동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이와 같은 본질적인 갈등을 감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심리치료사들의 역할은 환자들이 치유하고 변화해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그들과 함께해 주고 그들을 더욱 자극하는 데 좀더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심리치료사들의 역할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멸과 죽음까지도 포함한 삶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지글러의 관점은 다소 놀랍기도 하지만,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지글러의 관점에 따르면 우리는 완벽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체적 약점이나 정신적 약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아를 발견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약점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그것들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길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내가 당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지금 당신의 질병이 당신의 인성 중에서 가장 유익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지글러 박사가 나에게 말했던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20년이 걸렸다. 내 병이 사실은 내 인성의 가장 유익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기까지 나는 수많은 위기와 실패를 겪어야 했다. 이제 나는 그가 존재에 대해 총체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육체적 질병을 우리 몸의 깊은 불균형을 나타내는 경고의 신호로 보았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지글러 박사에게 있어서 그가 몹시 존중하는 육체적인 증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아가 전달하는 무의식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자아의 무의식적인 부분은 의식의 움직임에 참여할 권리를 얻지 못했으며, 따라서 억눌린 상태에서 질병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알프레드 지글러를 비롯한 여러 의사들은 우리의 질병은 병인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도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찬성하고 있다. 이 의사들은 인간 존재를 육체와 정신의 총체로 인식했다. 그들은 또한 우리가 습관적으로 육체, 사고, 감정 사이에 만들어 놓은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아울러, 치유과정에 있어서 환자 본인과 환자의 선천적인 능력을 중시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했다. 치유과정은 자연스럽게이루어진다. 우리 몸의 내부에서는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치유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치유과정은 치료과정처럼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 몸은 온갖 종류의 불안정한 상태를 경험하고,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그런 불안정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움직인다. 예를 들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병원균의 힘을 약화시킨다. 치유과정은복합적이다. 단순히 손가락을 칼에 벤 경우에도, 우리 몸은 피를 응고시키고, 상처를 아물게 하고,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움직인다. 이러한 과정은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묘사할 수 없다. 그 과정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어떤 순서로 개입하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인체가 고도로 조직화된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치유과정은 각각의 세포가 다른 세포들과 조화로운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에서 포괄적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우리 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매순간 알아내고, 그에 따라 특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송신기와 수신기를 가지고 있다. 몸에 상처가 나면, 즉시 뼈의 중심에 있는 골수에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면, 즉시 뼈의 중심에 있는 골수에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뇌가 지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신체기관은 아니다. 지능은 세포의 차원에도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그런 사실은 혼수상태에서 세포의 지능에 의해 생명력이 지속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치유과정은독창적이다. 다시 말해, 치유는 개인적이고 개별적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그다지 전통적이라고 할 수 없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자신의 몸을 치료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방법들은 특정 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다. 크롱베즈가 강조하듯 그 본질적인 이유는 바로 그 사람들이 그러한 방법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만일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서 곤경에 빠져있거나 덫에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앞으로 더 악화될 거라도 생각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건강의 회복은 그만큼 늦어질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 몸이 실제의 곤경과 상상의 곤경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크롱베즈는 말한다.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밝히려고 애쓰면서, 크롱베즈는 우리가 질병에 걸리게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우리는 항상 마음속으로 막연하고 분명하지 않게 느껴지는 불편한 상태를 느낀 다음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우리 몸의 특정한 부위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은 어떤 불편한 상태에 대한 반응으로서, 우리 몸을 그런 불편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총체적으로 계속 기능할 수 있기 위해 우리 몸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따로 떼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병에 걸린다. “질병을 외부에서만 다루지 않고 환자에게 치유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중심적인 위치를 주고자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환자가 기운을 회복하고 자신의 질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려면, 그리고 질병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으려면, 자신의 질병이 단순히 질병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의식할 수 있는 내면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우리 몸은 생기 있고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상태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러한 균형은 우리 몸 안에서 쉬지 않고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치유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치유과정은 포괄적이어서 심리기제도 포함된다. 따라서 생각이나 상상은 치유를 활성화하거나 지연하는 데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 결국, 개인마다 생물학적 기능이나 뇌의 기능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치유과정 역시 각자 다르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 사람에게 효과적 이였던 치유방법이 다른 사람에게 반드시 효과적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