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연극이다

프로이드조차도 질병은 우리 자아의 간접적이고 무의식적인 관심에 대한 요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사소한 질병에 대해 말하는 것은 훌륭한 의사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환자가 됨으로써 우리는 일정한 시간 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심리분석학에서 객관적이라고 부르는 첫 번째 접근법에 의하면 꿈은 외부의 사건이나 주위 사람들과 관련하여 실재하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형제나 어머니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고, 우리가 꿈속에서 본 상황이 그의 현실 혹은 우리가 그와 맺고 있는 관계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다.
꿈의 해석에 관한 또 다른 접근법은 주관적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주관적 접근법은 꿈이 자아의 일부와 관련 있다는 관점으로서 각각의 성격, 각각의 상황, 각각의 꿈의 요소들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순간에 우리 내부에서 펼쳐지는 심리적인 힘의 총체로서, 우리에게 순간적인 자화상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고려하는 방법이다. 이런 경우, 우리에게 발생하는 사건은 단순히 일어나는 것이며, 반드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연과 필연에 따라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을 뿐인 것이다. 주관적 접근법은 그와는 반대로 우리를 세계의 중심에 위치시키고, 우리가 꿈속에서 접하게 되는 상황이나 인물이 우리 자아의 한 단면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인생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고 이해해 가는 과정이며, 우리와 관련된 모습만을 보여주는 거대한 꿈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인생을 고려할 때는 이 두 가지 접근법을 모두 적용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외적이고 객관적인 접근법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의 흐름이나 과학적인 사실들에 비추어볼 때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상징적이고 내면적인 접근법은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는 사건에 의미를 부여해 준다. 또한 개인과 자아를 중심에 둔다. 이런 접근법은 어떤 것에 대해서도 미리 예측하는 방식으로 설명을 해줄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결국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두 가지 태도를 결합한다면 우리는 각기 다른 관점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팀파니 연주자는 작은 북과 두 개의 막대기로만 구성된, 한계성을 지닌 자신의 악기에 대한 고백을 털어놓는다. 그는 자신의 악기가 지닌 한계 때문에 그 악기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악기가 지닌 제한 때문에 자신의 상상력을 춤추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체성에 문제가 있거나 자아 개념이 약한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심각한 위기를 경험하곤 한다. 최악의 경우라면 정신분열증 환자들처럼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알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자아가 우리가 의식하는 자기의 유일한 부분이 되어버리고, 개인적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 대해 의식적인 차원에서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할 때, 꿈이나 공상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리를 일깨워준다. 따라서 꿈과 공상은 의식적인 자아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의식적인 자아로 하여금 주어진 상황에 좀더 적절한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현실에 대해 의식적인 차원에서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할 때, 꿈이나 공상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따라서 꿈과 공상은 의식적인 자아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의식적인 자아로 하여금 주어진 상황에 좀더 적절한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만든다.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암이 발병하기 몇 년 전에 아주 슬픈 일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심리 상태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런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사들은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환자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기 때문에, 심리상태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면 의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 범위를 넘어선다는 핑계로 식이요법, 운동요법, 심리치료나 명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질병을 통해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질병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내면의 스승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질병은 우리의 존재방식에 대한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반응이다. 질병이 야기하는 갈등은 우리로 하여금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질병은 우리에 대해 어떤 판단도 가하지 않고, 단지 우리 몸의 불균형을 표출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긴장과 고통을 동반하는 질병을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만, 질병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완전함, 우리의 생명력을 북돋워주는 창의적인 지능이다. 질병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파악하고자 할 때는 내면에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